베스트셀러 소설책 추천 - 불편한 편의점 줄거리
목 차
교보 나들이
이전 포스팅의 영향인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갑자기 교보문고가 가고 싶어졌다. 오후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교보문고에는 꽤 사람들로 붐볐다. 사실 '불편한 편의점'과 '돌이킬 수 없는 약속'두 권의 책을 구매하러 갔으나 눈앞에 많은 책들이 진열되어 있으니 조금은 혼란이 왔다. 내심 이 많은 책들 속에서 내가 생각했던 책만을 구입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한편으로는 다양한 책들 중에서 소설책만 쏙쏙 집어 들어 편독하는 나 자신이 조금은 부끄러웠을까? 하지만 이내 이런 생각들은 사라졌다. 역시나 서점은 심적으로 안정감을 찾게 해주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붐비지만 조용하고 차분하고 정적이다. (교보문고 홈페이지)
다양한 종류들의 책들과 신간, 베스트셀러 코너까지.. 사실 여유가 있었다면 천천히 불러보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하는 이유가 있었다. 일전에 책 추천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책들이 쪼르름 나열되어 있는 것이 조금은 우스꽝스러웠다. 쭉 둘러보고 책 조회를 했는데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은 재고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불편한 편의점'한 권만 구매를 했다. 그리고 문득 베스트셀러 란의 눈에 띄는 에세이 '기분을 관리하면 인생이 관리된다_김다슬 작가'책이 눈에 들어왔고 잠깐 흘겨봤다. 앞의 몇 장을 넘기면서 '인생이 서서히 망가지는 게으름 루틴'이 눈에 들어왔다.(왜 이 부분만 생각이 났을까.. 음?)
✔ 온종일 누워서 폰만 보고 있는다.
✔ 해야 할 일을 쌓아 둔다.
✔ 해야지, 해야지 생각만 한다.
✔ 합리화가 많다. 등등
'나와는 해당되지 않는다' 합리화?를 하면서 책을 덮었다. 한 달에 한 권 독서를 위해서 지금 서점에 서있는 자신이 최소한 해야 할 일을 쌓아두거나 해야지, 해야지 생각만 하는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방증하고 있지 않나?(하하) 아무튼 각설하고 아쉽지만 한 권의 책만 구매하고 나머지 한 권은 오늘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다.
불편한 편의점
집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간단하게 저녁을 챙겨 먹고 11시쯤 책을 들었다. 원래 불편한 편의점은 21년 4월에 출판되었고 40만 부 기념으로 벚꽃 에디션으로 판매가 되고 있었다. 사실 너무 형형색색, 알록달록 해서 뒤에 있는 일반판을 살까도 싶었지만 내심 벚꽃 에디션으로 손이 가고 있었다.
불편한 편의점은 총 8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었고 각각의 파트마다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하나씩 펼쳐지는 식인 듯했다. 이 책 생각보다 잘 읽혔다. 애당초 모두 읽을 생각으로 접근했던 것도 아니었지만 주말이었다면 완독 했을 것 같았다.
주인공의 이름은 독고. 노숙자다. 우연하게 서울역 근처에서 지갑을 발견하게 되고 험한 꼴을 당하면서까지 주인에게 돌려주게 된다. 지갑의 주인은 '편의점 ALWAYS'의 여사장 70대 염여사.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노숙자는 갈 곳 없어 방황하며 모습이 초췌하고 더럽고 냄새가 나고.. 그랬다 주인공 독고 또한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했던 노숙자가 맞았다. 하지만 최소한 가져야 할 양심과 정직함은 지니고 있었다. 우리는 종종 선입견이나 보이는 겉모습만으로 어떠한 상황이나 사람에 대해서 판단을 하게 될 때가 있다. 하지만 이는 마치 안대를 쓰고 길 위를 걷는 것과 같이 위험한 행동이 될 수도 있다.
염여사는 마음속에는 고마움과 측은함이 공존했다. 독고의 정직함과 섬세한 모습을 차츰 알게 되어 편의점 ALWAYS의 야간 아르바이트를 부탁하게 된다. 사실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던 한 가장이 일을 그만두게 되면서 염여사가 내린 차선책이기도 했다. 염여사는 독고에게 가불을 해주고 집과 옷을 구하고 앞으로는 편의점에서 월급을 받을 수 있게끔 도와준 셈이다.
독고는 알코올 중독자였었고 오랜 노숙자 생활에 찌들어 있었지만 염여사에게 선행을 베풀었고 염여사 또한 독고에게 좋은 기회를 주었다. 이로써 독고의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시작된다. 우려했지만 편의점의 다른 시간대 직원, 손님과도 마찰도 생겼고 어눌한 말투로 인한 오해들도 빈번했지만 독고는 우직하게 정직, 성실한 태도로 맡은 바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특히나 다른 사람의 고민과 아픔에 대한 공감을 잘해주었고 주변에서도 점점 독고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기대되는 결말
전부 읽지 못했지만 후반부의 가슴 뭉클한 결말과 다소 반전이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반절까지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은 오랜만에 책으로 위안을 받았다고 할까? 먼가 모를 글의 따뜻함이 많이 느껴졌다.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가족 간의 불협화음, 직장 생활에서의 고충 등 한 명의 노숙자로부터의 순수한 공감, 예상치도 못했던 해답을 얻으면서 주변이 차츰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사람은 사람으로부터 화가 생기기도 하지만 반대로 치유되기도 한다. 선입견을 가지거나 본인의 주장만 하기보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해주고 공감해준다면 불편한 편의점이 도리어 내 집처럼 편안한 편의점이 되지 않을까? 남은 반절을 어서 읽고 싶은 마음이다.
이 글을 쓴 시점과 포스팅하는 시점의 차이가 있어서 지금은 책을 모두 읽어보았다. 초반에 깔아 둔 복선들과 전개에 비해 마지막 에필소드에서 다소 급하게 마무리되는 느낌이었지만 전체적으로 잘 읽혔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었다. 중간중간 독고의 행동에 헛웃음을 짓기도 했었고 감동적인 장면들도 있었고 한편으론 '불편한 편의점'의 한 에필소드의 인물로 독고를 마주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작가가 우리에게 또는 사회에 시사하는 바도 책 속에 녹아 있다는 생각도 문득 들었다. 더 이야기하면 이 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도토리한스푼님이 슬퍼할 수도 있겠다. 각설하고 따뜻하게 마음을 데워준 김호연 작가님에게 감사 드리고 싶다. 작가님의 또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졌다.